학원가에서 "우리는 성적을 잘 올립니다"라는 말은 더 이상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그것은 식당에서 "우리는 음식이 맛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기본값(Default)이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고 선택지가 과잉된 시대, 학부모들은 단순히 점수를 올려줄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가치관과 결을 같이 하는 곳'을 찾는다. 이제 학원 경영은 단순한 교육업을 넘어 '브랜드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1. '성적 향상' 프레임을 넘어선 '학원 IP(세계관)' 구축지금 살아남는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세계관(Intellectual Property)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원의 세계관이란 우리 학원이 지향하는 교육 철학, 독자적인 학습 시스템, 그리고 그곳을 거쳐 간 학생들의 성장 서사가 결합된 집합체다. 결과 중심에서 과정의 서사로: "전교 1등 배출"이라는 결과 지표보다, "포기하던 아이를 어떻게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독자적인 방법론(Methodology)이 곧 브랜드가 된다. 학원만의 상징(Symbol) 만들기: 우리 학원 학생들만 공유하는 특별한 명칭, 배지, 혹은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유한 의식(Ritu
2026년 대한민국 교실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AI 디지털 교과서가 보편화되고,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을 분석하는 알고리즘이 강사의 판서보다 정교해졌다. "이제 강사가 필요 없는 시대가 오는가?"라는 두려움 섞인 질문이 학원가에 감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기술이 정점에 달할수록, 우리는 가장 인간적인 가치에 목마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기술의 역설'이자 학원의 새로운 기회다. 1. 하이테크(High-tech)가 대체한 '지식 전달'의 효율성과거 강사의 핵심 역량은 복잡한 개념을 쉽게 설명하는 '전달력'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단순 지식과 문제 풀이 비법은 AI 튜터가 24시간 지치지 않고 더 정확하게 제공한다. 지식 전수의 효율성 측면에서 인간은 더 이상 기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전통적인 강의식 수업만을 고집하는 학원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이제 학원은 AI라는 강력한 엔진(하이테크)을 도구로 삼아, 강사의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할지 다시 설계해야 한다. 2. 하이터치(High-touch):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감성 코칭AI는 학생이 문제를 '왜 틀렸는지'는 알지만, 그날 학생의 어깨가 왜 처져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학습
2026년, 늘봄학교가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전면 확대되고 정부는 '국가 책임 교육'을 기치로 공교육의 영토를 무섭게 넓히고 있다. 방과 후 돌봄과 교육이 학교 안으로 흡수되는 현 상황은 학원가에 분명 거대한 위협이다. 하지만 파도가 높을수록 서퍼는 더 멀리 나아가는 법이다. 공교육 강화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학원이 점유할 수 있는 '결정적 틈새'는 무엇인가. 1. 정부 정책의 본질: '보편적 복지'와 '양적 팽창'늘봄학교의 핵심은 '공백 없는 돌봄'과 '기초 학력 보장'이다. 이는 국가가 제공해야 할 마땅한 서비스이지만, 동시에 **'상향 평준화의 한계'**라는 태생적 약점을 안고 있다.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교육 시스템은 개별 학생의 독특한 학습 속도, 취약점, 그리고 최상위권을 향한 갈증을 완벽히 해소하기 어렵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늘봄학교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오히려 초등 저학년의 사교육비는 줄지 않고 있다. 이는 학부모들이 학교의 '돌봄'에는 안심하면서도, 자녀의 실질적인 '성취'를 위해서는 여전히 전문적인 학원의 문을 두드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2.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전략공교육이
대한민국 교육 생태계가 유례없는 ‘침묵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 2026년 현재, 합계출산율 0.7명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적 경고를 넘어 교육 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지각변동의 신호탄이 되었다. 학생 한 명이 귀해진 시대, 이제 학원은 과거의 관성에서 벗어나 생존을 위한 새로운 지도를 그려야 할 때다. 1. 인구 절벽이 불러온 '잔혹한 양극화'학령인구의 급감은 학원가에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르치기만 하면' 아이들이 모이던 시대였다면, 지금은 명확한 차별성을 가진 소수의 프리미엄 학원과 지역 밀착형 관리 학원만이 살아남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단순 지식 전달 중심의 보편적 학원들은 공교육의 돌봄 확대(늘봄학교)와 AI 디지털 교과서라는 거센 파고 앞에 직면해 있다. 반면, 상위권 시장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자녀 한 명에게 집중된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High-End' 교육 서비스를 갈구하고 있다. 이제 '어중간한 중간 지대'는 사라지고 있다. 2. 티칭(Teaching)의 종언, 케어(Care)의 시작지금까지 학원의 제1가치가 '지식의 전수(Teaching)'였다면,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은 '총체적
“청소년기의 소중한 시간을 결코 허비하게 두지 말자.” 전주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20년 넘게 한결같은 신념으로 학생들을 가르쳐 온 조이정 원장의 교육 철학이다. 영어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학창 시절을 지나, 영어에 대한 새로운 열망으로 다시 영어를 독학한 그녀는 ‘영어가 과목이 아니라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확신으로 교육의 길에 들어섰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된 조카의 모습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 모습을 통해 영어에 대한 열망이 다시 피어났고, 이후 독학으로 영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학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도,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시험을 위한 영어가 아니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영어를 통해 아이들이 성취와 즐거움을 함께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조 원장이 교육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치는 ‘시간’이다. “학생들의 소중한 시간을 절대 허비하지 않게 하자”는 원칙은 그녀가 20년 넘게 지켜온 철학이다. “단 한 가지 원칙만큼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의 눈높이에 맞춰 진심으로 가르치는 것. 그것이 제가 지켜온 중심 가치입니다.” 그 중심 가치는 학원의 수업 시스템에도 고스란히
“모든 아이는 선한 마음과 다양한 역량을 갖고 태어난다.” 1995년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한 김종숙 원장은 임용고시 제도 도입으로 보습학원부터 시작했다. 1999년 임용고시에 합격해 25년 넘게 초등교사로 재직하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했다. 이후 대전에서 사교육 현장으로 돌아와 교육자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아이들은 처한 환경이 다르지만, 그 안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교육자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꽃피우는 조력자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아이들의 독해력과 사고력은 떨어졌고, 거리두기로 인해 교우관계에서 갈등과 학교폭력이 늘었다. 김 원장은 대전시교육청 학교폭력 컨설팅 요원과 갈등조정위원으로 10년 넘게 활동하며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강의와 상담을 진행했다. 전국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무료 상담 오픈채팅방도 운영 중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작은 충돌도 학교폭력 신고로 번졌습니다. 인성교육과 정서적 회복이 절실합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상담 활동을 인정받아 김 원장은 부총리 및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수재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잘 푸는 아이보다 ‘
우리는 지금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와 디지털 대전환을 넘어 AI 대전환이라는 거대한 파고 앞에 서 있습니다. 학령인구 500만 명 선이 무너지고 교육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뒤흔들리는 오늘날, 객관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는 단순히 숫자의 나열을 넘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가장 투명한 ‘창(窓)’이 됩니다. 본 [창 데이터] 시리즈 칼럼은 복잡하게 얽힌 교육 현안들을 정교한 통계와 데이터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그 이면에 담긴 본질적인 의미를 통찰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데이터라는 창을 통해 교육의 현재를 냉철하게 직시하고,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의 주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보고자 합니다. 차갑게 보이는 숫자 속에서 따뜻한 교육적 해법을 찾아가는 여정, 그 창을 지금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