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학교, 무너지는 생태계: 폐교의 도미노가 학원가에 던지는 경고

“지식의 요람이 멈출 때, 지역 교육의 실핏줄도 함께 굳어간다”

 

저출생의 파고가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고 깊게 교육 현장을 들이치고 있다. 이제 지방 소도시를 넘어 대도시권에서도 '폐교'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단순한 공교육 기관 하나가 사라지는 지엽적인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교육 생태계의 한 축이 무너짐을 의미하며, 그 충격파는 공교육의 보완재이자 파트너인 학원가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초등학교의 폐교는 곧 지역 학원의 근간이 흔들리는 전조 현상이다.

 

 

1. ‘입학생’이라는 원천 동력의 고갈

학원 산업은 철저하게 인구 구조에 기반한 피라미드 형태를 띈다. 그중에서도 초등학교는 학원 시장의 가장 넓은 저변이자 신규 유입의 원천이다. 초등학교가 폐교된다는 것은 학원이 새로운 수강생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 기지’ 자체가 사라짐을 뜻한다.

 

신규 입학생의 부재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초등 저학년의 감소는 시간차를 두고 고학년, 나아가 중·고등부 학원의 침체로 이어진다. 뿌리가 마른 나무가 결국 가지 끝까지 고사하듯, 초등학교의 폐교는 학원 생태계 전체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이는 경영의 효율성을 넘어 교육 서비스 공급 체계 자체의 붕괴를 야기한다.

 

2. 교육 공동체의 붕괴와 정주 여건의 악화

학교는 지역 사회의 구심점이다. 초등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를 키우는 젊은 세대는 교육 환경이 갖춰진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 공동체의 '공동화(Hollow)' 현상을 가속화한다.

 

학원은 학교와 주거지 사이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생존한다. 학교가 폐교되어 배후 인구가 유출되면, 학원은 운영의 임계점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학원이 사라진 동네는 교육 여건이 더욱 열악해지고, 이는 다시 학부모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굴레'를 만든다. 결국 학교의 폐교는 학원의 경영 위기를 넘어 지역 교육 기반 전체의 해체로 귀결된다.

 

3. 양극화의 심화: 버티는 대형, 쓰러지는 소형

폐교의 공포 속에서 학원가 역시 극심한 양극화를 겪는다.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가진 대형 학원들은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광역 단위의 학생들을 흡수하지만, 골목 상권의 소규모 교습소나 공부방은 직격탄을 맞는다.

 

지역 밀착형 소형 학원들이 무너지는 것은 교육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비극이다. 아이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보살피던 소규모 교육 거점들이 사라지고, 대형 학원 중심의 획일화된 학습 환경만 남게 된다면 이는 아이들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학교의 폐교가 학원가의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고 교육적 완충 지대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 생태계 전반의 생존 전략이 필요한 시점

이제 '학교는 학교, 학원은 학원'이라는 칸막이식 사고는 유효하지 않다. 초등학교의 생존이 곧 학원의 생존이며, 지역 교육의 근간임을 직시해야 한다. 폐교를 막기 위한 지자체와 교육청의 노력이 절실함은 물론, 학원가 역시 인구 절벽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운영 모델을 고민해야 할 때다.

 

교문의 빗장이 걸릴 때마다 그 앞 학원의 셔터도 함께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라지는 학교의 뒷모습에서 우리 교육 생태계의 내일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