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초·중·고 학생 대상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 2,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약 27조 1,000억 원)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학생 수는 약 5.13백만 명으로 약 1.5% 감소했다.즉 학생 수는 줄었는데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난 것이다. 수치로 보면 더 선명해진다.지난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 2,000억 원에서 29조 원 이상으로 약 60% 증가했는데,학생 수는 그동안 대략 18%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 사교육비 증가 속에서도 ‘성과’는 멀어졌다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약 47만 4,000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학원에 실제 참여하는 학생 기준으로는 월평균 59만 2,000원을 지출했다. 연령별로 보면 초등학생 약 44만 2,000원 → 참여 학생 약 50만 4,000원 중학생 약 49만 원 → 참여 학생 약 62만 8,000원 고등학생 약 52만 원 → 참여 학생 약 77만 2,000원 즉,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출이 높아지는 구조다. 그러나 이처럼 사교육비가 늘어난 상황에서도 여러 학업 성취도 지표는 개선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 숫자는 늘었지만, ‘학습의 질’은 줄었다.현장 교사들과 학원 관계자들은 공통된 현상을 지적한다. “학생들은 더 많은 비용을 들여 공부하지만, 시험에서도, 자기주도 학습 능력에서도 큰 폭의 개선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단순한 문제 풀이 시간과 과제량이 늘어난 반면, 핵심 개념을 깊게 이해하는 능력이나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은 정상적인 학업 성취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 ‘관리형 사교육’의 역설최근 사교육 시장은 ‘관리’, ‘밀착’, ‘루틴 설계’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문제는 이 관리 구조가 학생의 자기 판단과 선택 능력을 점점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무엇을 공부할지 정해주는 시스템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구조 틀리면 바로 개입하는 방식 이 환경에 익숙해진 학생일수록 시험장에서 스스로 판단해야 할 순간에 취약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 성적이 아니라 ‘회복력’이 먼저 무너졌다성취도의 하락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지 않는다.그 전에 먼저 무너지는 것은 학습 회복력이다. 틀렸을 때 다시 시도하는 힘 이해되지 않는 문제를 버텨내는 집중력 혼자 정리하는 사고의 여유 사교육비 증가는 이 회복력을 키우기보다는 오히려 실패할 틈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 돈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번 통계가 말하는 핵심은 ‘사교육을 줄여야 한다’는 단순한 결론이 아니다. 문제는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공부하게 만드느냐에 있다. 사교육비가 늘어날수록 학습은 더 촘촘해졌지만, 학생이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 오늘의 ‘이럴 수가!’ 한 줄교육에 쓴 돈은 늘었지만, 학생이 생각할 시간은 줄어들었다.
2026-01-25